런던에서 은퇴한 한 교수가 있다. 체스 선수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그 교수는 체스를 매우 좋아했고 실력도 보통이 아니였다. 체스를 두는 동안, 그는 쉽게 일곱 수를 앞서 생각할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때 그는 자신에게 일어나는 변화를 알아차렸다. 아내와 가족들은 그가 멀쩡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걱정이 되었다. 체스에서 네 수까지밖에 앞서 생각할 수 없음을 깨달았던 것이다. ..이삼 년 뒤 교수는 뇌와 무관한 원인으로 사망했다. 부검을 하자 알츠하이머 플라크와 엉킨 매듭 투성이의 뇌가 드러나면서 교수의 가족과 폭스를 깜짝 놀래켰다. 교수는 치매 말기로 보이는 병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동안 겉으로 드러난 유일한 징후는 교수가 체스의 수를 일곱 수 대신 네 수밖에 앞서 생각할 수 없었다는 점 뿐이었다. -가장 뛰어난 중년의 뇌, 172페이지 중
치매는 현대 사람들을 위협하는 가장 무서운 질병중 하나이다. 2014년 중앙치매센터의 설문조사를 보면, 만 60~69세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은 치매로 암보다 무서운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차라리 다른 질병은 그나마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며 죽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치매는 못볼꼴 다보이면서 가족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히니, 치매걸릴빠엔 차라리 죽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실제로 치매에 걸린 (시)부모님을 간병하다가 부모님을 살해하는 사건이 많이 일어나고 있으며, 죄책감에 동반자살을 하는 사건도 일어나고 있다. 심지어 어느정도 돈이 있다고 해도 치매환자를 돌볼 간병인을 구하기도 쉽지가 않다.
치매 간병인의 가족살해와 전문간병인의 감소상황을 다룬 뉴스
치매의 삶을 파괴하는 모습과, 그 정체마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에 사람들은 치매에 대한 두려움을 크게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치매에 걸리고도, 심지어 가장 심각한 수준인 알츠하이머 척도 6단계의 뇌를 가지고도 죽기전까지 지적이고 우아한 삶을 살다 간 사람들이 있다. 위에서 소개한 체스기사와 알츠하이머가 퍼진 뇌를 가지고 인지시험 최우수 성적을 거두다 심장마비로 사망한 베르나데트 수녀와 같은 사람들을 '탈주자'라고 부른다. 이들은 다른 치매환자들과 무엇이 다른걸까? 우리도 이들처럼 탈주자가 될 수 있을까?
로마의 시세로는 정신기능의 쇠퇴가 노인에게 필연적인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노인의 쇠약은 노망, 광기, 혹은 섬망으로 불리며 이는 특징정이기는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의지가 약한 사람들에게만 나타난다."고 하며 적극적인 정신활동이 이러한 경향을 약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최신 연구결과는 그의 손을 들어주는듯 하다. 모든 치매에 걸린 사람이 의지가 약한 사람은 아니겠지만, 강한 의지를 가지고 어떤 활동들을 하면 치매에 저항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은것으로 보인다.
'인지적 비축'이라는 가설이 있다. 두뇌가 마치 힘의 비축분을 보유하고 있다가 특별한 난관에 처하게 되었을 때 그 능력을 꺼내서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인지적 비축분은 사람들이 성취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런나다. 그리고 이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요소는 바로 '교육'이다. 지적인 활동을 오래 해 온 사람들에게서는 마치 필요할 때 능력을 차출해 낼 수 있는 더 강하고 끈질긴 뇌의 연결망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은 일반적으로 장수와 연계되어있다. 그리고 단순히 교육뿐만이 아닌 '인지적으로 자극을 주는 활동들'과도 연관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최근 연구결과에선 이러한 인지적 비축은 우리 생애에서 언제든 쌓을 수 있음을 암시한다. 우리의 나이가 몇살이든 체스기사와 베르나데트 수녀와 같은 인지적 비축을 가질 수 있을거란 말이다.
교육과 함께 치매에 도움이 되는 활동은 바로 '운동'이 있다. 생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운동한 쥐들의 뇌에서 새로운 뉴런들이 탄생하는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운동이 새로운 뇌세포를 만드는 것이다. 교육이 뇌의 충격을 완화하는 것에 도움이 되었다면, 운동은 새로운 뇌세포를 만드는 역할을 한 것이다. 운동을 한 사람들에게서는 기억의 주요 영역인 치아이랑에서 큰 변화가 일어났으며, 이는 체력 측정의 기준인 'VO2맥스'와 비례한다. 유산소운동의 수많은 장점 중 뇌세포를 생성하는것도 있던 것이다.
이처럼 교육(인지적 활동)과 운동을 꾸준히 한다면 누구나 탈주자가 된다는 연구결과는 없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이 탈주자가 되어 중년을 넘어 노년을 우아하게 살다가 떠날 확률이 훨씬 높을 것이다. 꼭 탈주자가 되는 것이 아니더라고 해도, 운동과 공부를 꾸준히 해온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더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 가능성이 훨씬 높기도 하다. 책 '가장 뛰어난 중년의 뇌'에서는 치매를 포함한 중년의 뇌에 대한 정보를 나누어준다. 아직 전두엽이 다 성장하지도 않은 두뇌적으로 미성년자인 나는, 나의 우려와 반대로 중년이 최고의 수행력을 가졌음을 알게 되었고, 30대를 넘어 60대의 나도 기대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공부와 운동을 꾸준히 해간다면 나의 중년은 일생 중 최고의 결정력을 가진 시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 최대 걱정인 치매마저 공부와 운동으로 어느정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공부와 운동이 답이다.
"신이 우리에게 준,
성공에 필요한 두 가지 도구는
교육과 운동이다.
하나는 영혼을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신체를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이 둘은 결코 분리할 수 없다.
둘을 함께 추구해야만
완벽함에 이를 수 있다."
-플라톤
'서평 > 비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잠 줄이는 법, 최소한의 권장 수면시간은? (0) | 2020.09.12 |
---|---|
삶의 결정적 순간과 만남의 힘 (0) | 2020.09.12 |
뛰어난 강연자들의 공통점 (0) | 2020.09.12 |
배워도 못써먹는 이유 (0) | 2020.09.12 |
우리는 모두 죽음을 경험한다 (0) | 2020.09.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