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의식적 자기와 무의식적 자기 중 '진짜' 자기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다.
일각에서는 의식적 자기가 우리의 의도와 우리가 우리 행위를 어떻게 인지하는지 반영하므로 진짜 자기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무의식적 자기가 우리가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우리 모습만이 아니라 마음 깊이 진실이라고 믿는 모습을 반영하므로,
진짜 자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정답은 "둘 다"이다. '내'가 누구인지의 개념을 확장해야 한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33p
우리에게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의식과, 있는지조차 알기 힘든 무의식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무의식은 언제나 의식과 함께하며 나의 선택에 영향을 주고, 의식이 하기 힘든 복잡한 계산을 해서 답을 내주고, 우리 몸이 안전할 수 있도록 우리의 감정을 조절한다.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를 고민하다가 휴식을 취한 후 해답이 떠오른 적이 있는가? 그건 당신의 무의식이 문제에 대해 고민한 후 당신의 의식에게 힌트를 넘겨준 것이다! 우리의 무의식은 우리가 깨어있는 순간은 물론 우리가 자고 있는 순간에도 쉬지 않고 움직인다. 무의식은 잠들지 않는다. 미시간 대학교의 박사인 존 바그(John Bargh)도 무의식의 영역인 꿈 속에서 자신의 핵심 연구의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이렇게 무의식은 우리가 살아 숨쉬는 동안 우리의 행동을 결정하도록 돕고, 의식보다 더 복잡한 일들을 처리하며 우리가 더 현명하게 살아가게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사실을 느끼고 있지 못하며 그로 인해 오류를 저지르던가 무의식의 존재를 두려워 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의식의 힘을 더 키우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무의식의 영향력의 존재와 자유의지의 한계를 인지해야 한다. 책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에서는 이러한 무의식이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과, 그를 이용하는 방법을 설명해주고 있다. 이제 그와 함께 우리의 무의식에 대해 알아보자.
삶은 잔상을 남긴다
우리의 과거는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 많은 연구결과에서 아기들이 부모와 어떤 애착관계를 형성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양육을 받았는지에 따라 높은 확률로 아이들의 성격이 결정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아기때 있던 일들은 그 사람의 삶에 평생동안 영향을 주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아기때의 기억을 하지 못한다. 의식은 어릴때의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무의식은 과거를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우리가 태어나기도 전, 우리의 조상들이 살아가며 얻어온 지혜와 문화가 우리의 무의식속에 남아있기도 하다. 우리의 과거는 항상 현재에 영향을 주고 있다.
아기때나 우리의 선조들의 시대처럼 먼 일이 아니라 방금 전에 일어난 일도 나의 무의식에 영향을 준다. 우리 뇌의 섬엽이란 영역은 사회적으로 '따뜻함'을 느낄 때와, 실제로 '따뜻한 무언가'와 접촉 했을 때 같은 반응을 보인다. 이를 이용해서 어떤 사람과 함께하거나 함께하기 전 따뜻한 무언가를 들고만 있어도 그 사람에게 호감을 느낄 확률이 크게 상승한다. (물론 확률이 상승하는 것이지 따뜻함을 느껴도 호감이 느껴지지 않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따뜻한 커피때문에 상대방에게 따뜻함을 느낀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우리의 과거는 항상 현재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무의식을 통해서 말이다.
보이는 대로 행동한다
무의식은 현재 나의 환경에 의해서도 판단을 내리고 의식에 영향을 준다. 깨진 유리창 이론에서는 깨진 유리창같은 사소한 무질서 하나가 중범죄를 비롯한 다양한 범죄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2007년에 '사이언스'에 실린 연구결과를 보면, 벽에 낙서가 많을수록 사람들이 더 많은 쓰레기를 투기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타인의 반사회적 행동의 흔적이 쓰레기 무단투기란 반사회적 행동을 점화시킨 것이다. 하지만 역시 이들은 낙서가 있기에 쓰레기를 버리겠다는 의식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의 무의식이 그들에게 이곳에 쓰레기를 버려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준 것이다.
여기서 나의 무의식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기 위한 환경설정을 소개하자면, 핸드폰 안보이는 곳에 두기와 포스트잇 사용하기가 있다. 핸드폰 안보이는 곳에 두기는 내가 사용하는 Forest어플로 핸드폰을 사용하지 않을 시간을 정하고 내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핸드폰을 위치시키는 것이다. 일단 핸드폰이 안보인다면 핸드폰을 보고싶다는 생각이 훨씬 적게 들고, 만약 핸드폰을 보더라도 설정되어 있는 Forest어플이 나의 무의식에게 '지금 핸드폰을 사용하면 안되요'라고 말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핸드폰을 두고 내가 할 일을 하게 된다. 또 포스트잇 사용하기는 내가 할 일이나 내 마음속에 새겨두고 싶은 말을 내가 언제나 보는 책상 앞에 붙여둠으로써 나의 무의식에게 '이걸 봐주세요'라고 말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포스트잇을 보고 내가 해야 할 일을 기억하고 하게 된다. 자기 삶을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사람들은 바람직하게 행동하면서도 다른 사람들보다 덜 의식적이고 더 자동적이고 더 습관적이다. 중요한것은 환경설정이다.
사람은 보이는 대로 행동하는 것을 넘어서 읽는대로 행동한다. 소설은 물론 요즘 거의 모든 사람이 이용하는 소셜네트워크에서도 이러한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긍정적인 글에 많이 노출될수록 긍정적인 글을 올리고, 부정적인 글에 많이 노출될수록 부정적인 글을 많이올리고 있다. 이는 소셜네트워크의 발달로 한 사람의 영향이 그 사람의 주변 사람을 넘어 주변의 주변사람까지 전파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의 행동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과 타인의 행동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달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좋은 환경을 만들 수록 그에 따라 좋은 사람들이 생기게 되고, 그 좋은 사람들은 다시 우리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이다. 내가 대교 씽큐베이션과 함께하고 있는 것도 작지만 내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있는것이라 믿고있다!
의식과 무의식의 정신 작용은 각기 다른 역할을 한다.
하나는 나쁘고 하나는 좋은 것이 아니다.
각기 나름의 영역에서 장점이 있다.
이렇게 무의식은 우리가 모르게 도덕적 판단이나 정치적, 사회적 쟁점에 대한 추상적이고 의식적인 추론을 하는 사이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 과거-경험에 대한 무의식 뿐만 아니라, 현재-환경에 대한 무의식, 미래-목표에 대한 무의식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 우리의 의식과 꾸준히 소통하며 우리 삶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러한 무의식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사후 확신 편향에 빠져 나의 행동과 결과들을 잘못 해석하는 오류를 범할 지 모른다. 우리는 무의식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에서는 의식적인 생각과 무의식의 직감을 비교하는 내용이 있는데, 이를 통해 직감과 고민을 어떻게 활용해야 효율적인지도 알려준다. 우리가 의식이라면 무의식은 낙타처럼 사막에서 우리의 이동을 도와주는 수단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목표에 도달하고 싶다면, 맨발로 걸어가는 것 보다 무의식이라는 낙타의 도움을 받아 가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책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에는 '나'의 한 부분인 무의식에 대해 알고, 이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우리에게 알려줌으로 무의식에 대해 궁금했던 사람들이나 자신을 한층 더 성장시키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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