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이케아 매장은 수많은 사람들로 분주하다. .. 만들어진 상품을 사서 쓰면 훨씬 편할 텐데, 왜 소비자는 굳이 이런 불편을 감수하는 걸까? -삶의 무기가 되는 쓸모있는 경제학, 77p
인간이 자기가 직접 만든 것에 애착을 느끼는 점을 착안하여 성공한 회사가 있으니, 바로 '이케아'다. 이케아는 1943년에 스웨덴에서 설립된 아주 작은 가구 회사였다. 하지만 그 뒤 이 회사는 성장을 거듭해 지금은 전 세계 49개 나라에서 가구를 파는 거대한 기업이 되었다. 나는 평일에 연차를 쓰고 여행을 갔다가 광명역으로 돌아오는 김에, 근처에 있는 이케아 광명점을 평일에 방문하였다. 분명 일반적인 사람들은 일하고 있을 시간인 평일 낮시간에도 이케아에는 가구를 구경하는 이들로 가득했다. 물론 이들 모두가 가구를 구매하려 왔다기 보다는 나처럼 호기심에 온 경우도 있었지만, 이케아 안에 존재하는 사람의 수는 이케아의 인기를 보여주기엔 충분했다. 평일에도 사람이 이렇게 많은 이케아는, 주말마다 교통대란을 일으킬 정도로 인기가 많다.
가구 대신 경험을 팔다
이케아의 별명은 '불편함을 파는 회사'이다. 보통 사람들과 거래를 하고 서비스를 제공할 때는 편리함을 팔야아 하는것이 일반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케아는 거꾸로 불편을 팔아서 지금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케아는 완성된 가구를 팔지 않는 회사로, 식탁을 주문하면 커다란 상판과 다리 네 개, 그리고 이들을 조립할 수 있는 여러 크기의 나사가 배달된다. 이는 완성 가구에 비해 평균 20%가량 저렴하긴 하지만, 가구를 조립하느라 끙끙대는 시간과 노동(특히 손재주 없는 사람들)의 값을 생각하면 이 할인된 가격이 의미가 있을까? 한 가구를 조립하기 위해 사흘동안 끙끙대는 사람도 있는것을 보면 아마 아닌거같다는 생각이 든다. ( 구글 검색창에 '이케아 가구 조립시간'만 검색해도 가구를 조립하다 지친 사람들의 글들이 보인다. ) 하지만, 이케아는 최고의 가구회사중 하나이며, 사람들이 이러한 개고생을 하면서도 이케아 마니아가 된 사람들이 많다. 어째서 사람들은 이케아를 좋아하는 것일까?
행동경제학사 댄 애리얼리(Dan Ariely)듀크대 교수와 마이클 노턴(Michael Norton)하버드대 교수가 진행한 실험이 있다. 52명의 대학생을 모은 뒤, 26명씩 두 개의 그룹을 나눠 한 그룹에는 이케아의 수납 상자를 조립하도록 하였고, 나머지 그룹에게는 완성품 수납 상자를 주었다. 그리고 자신이 받은 제품을 산다면 얼마를 낼 것인지를 적어 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직접 상자를 조립한 학생들은 평균 0.78달러의 가격을 제시했고, 완제품을 받은 그룹은 평균 0.48달러의 가격을 제시했다. 거의 60%의 금액 차이가 난 것이다. 이 실험 결과 사람은 시간이나 비용 면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자기가 손수 조립하고 노동이 가해진 제품에 매우 큰 애정을 갖는다는 점이다. 이케아는 가구 대신 경험을 팔고 있는 것이다. 이는 바로 이케아 이펙트(IKEA effect)와 연결된다.
이케아 이펙트란 스스로 물건을 만들었으니 완제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고 오히려 그 이상의 가치를 갖는다고 생각하는 인지부조화이다. 평소에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이케아 이펙트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한다. (위키백과 - 이케아 효과)
이와 같은 재미있는 행동경제학의 실험 내용들을 담은 책, 삶의 무기가 되는 쓸모있는 경제학은 행동경제학과 게임이론을 주축으로 우리들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경제 이야기들을 담은 책입니다. 개인적으로 2장(경제학, 타인의 심리를 파헤치다)까지 사람들이 흔히 저지르는 오류와 왜 이런 오류에 빠지는지에 대한 실험 내용을 담은 이야기까진 정말 재미있게 봤는데, 3장부터 작가의 논리가 안맞는 부분이나 너무 노골적으로 정치색을 보여주는 부분이 있어서 불편한 감정을 느끼면서 책장을 넘겼습니다. 특히 4부에 가서는 작가의 정치적 색이 너무 짙어지고, 자신의 정치색을 표현하기 위해 논리가 안맞는 말을 하는 지경에까지 도달하니 그에 대한 부분은 잘 참고하고 보시고.. 그래도 행동경제학의 실험 내용과 그에 대한 결론만은 온전하니, 다양한 실험내용에 대해 한번에 보고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책 : 쓸모 있는 경제학 - 이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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