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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비문학

부모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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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아이에게 거울과 같다. 결국 거울에 비친 아이의 자아는 곧 엄마의 자아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아이는 엄마를 통해서 자기 자신을 그린다.

-부모공부, 200p 

 우리는 부모에 의해서 태어났고, 대부분 누군가의 부모가 될 것이다. 세상의 빛을 보게 해준 부모 손에서 자라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사람은 모두 누군가의 뱃속에서 태어났다. 나는 주변에 아들자랑, 딸자랑을 하는 아빠들과 자식들로 인해서 행복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인지 꼭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누구보다 아이를 잘 키울 자신을 갖고 있었다. 그 자신감의 비결은 나는 과학적으로 검증된 책들과 자료를 토대로 아이를 키울 생각이였기 때문이다. 나는 지인들과 아이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부모공부 책이 생각이 났고 바로 서점으로 가서 이 책을 구매하고 읽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11페이지만에 충격에 휩싸이며 이 책이 없었다면 내 자식들을 잘못 키웠을거란 사실을 깨달았다. 프롤로그 만으로 14,800원의 책값이 전혀 아깝지 않은 책이였다.

 

 

헬조선은 어디에서 오는가?

 이 책을 읽고 잘못된 자녀교육이 한국이 헬조선이라고 불리는 이유의 높은 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했다. 어떠한 집단에서 1000명중 7~10명이 자살시도를 했다. 이때 이 1000명은 누구일까? 그것은 고등학생도, 중학생도 아닌 바로 초등학생중이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비율이다.(2013년 아동실태조사)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어릴때부터 뛰어난 재능과 학업성취능력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영재라고 칭찬받는 아이들을 한번은 봤을 것이다. 그 아이들은 어릴때부터 매우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 천재성을 유지하긴 커녕 같은 나이대의 평균 성적도 안나오며 심지어 매우 우울한 상태에 빠져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이유는 바로 부모가 아이에게 거는 잘못된 기대 때문이다. "우리 아이는 무조건 성공할거야, 우리 아이는 천재니까 누구보다 뛰어날거야" 라는 기대를 가지며, 아이가 부모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을 경우 부모는 아이에게 엄청난 실망감을 표출하며 체벌하기 까지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신이 천재성을 가지고 즐기던 일을 두려워 하게 되며, 서서히 자신을 잃어가게 된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참가국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대한민국 아이들은 '학교에서 행복하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64개국의 아이들 중에서 가장 낮았다. 학교에서 학습의 즐거움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면서 극심한 학업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이다. 많은 한국인들은 이를 동아시아의 주입식 학습이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우리와 비슷한 교육방식을 가진 대만, 홍콩, 일본 등의 학생들은 '학교에서 행복하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무려 80%가 넘어갔다. 주입식교육은 학업스트레스와 큰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그럼 우리나라 학생들은 왜 불행한 것인가? 그 정답도 바로 부모가 아이에게 거는 잘못된 기대 때문이다. 권재원의 '그 많은 똑똑한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의 분석내용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학교와 학부모의 관계는 학부모가 갑, 학교가 을로 굳어졌기 때문에 학부모의 높은 성취 압력이 학교 교육과정이나 학생의 학교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아이들의 스트레스는 아이를 파괴하며 결과적으로 반사회적인 아이들을 양산해서 사회에 엄청난 악영향을 끼친다. 수 많은 연구결과가 어릴때 부정적인 경험을 하거나 잘못된 양육을 받은 아이들이 커서도 참을성 없고 이기적이거나, 매우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며 강력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즉 잘못된 자녀교육이 헬조선의 큰 축을 지지하고 있는 것이다.

 

 

 

 

 아들을 물건처럼 취급하던 피카소는 캔버스에서는 최고의 그림을 그렸지만, 자녀라는 캔버스에서는 최악의 그림을 그렸고, 결국 그 그림은 망가져버렸다.

 

 몇년 전부터 자녀교육에 관심이 있는 엄마들은 자신의 아이들을 독서영재로 키우기 위해 강제로 책을 읽히고있다. 회원이 수십만 명인 영유아 독서 동호회에서 독서영재라고 불리는 아이들은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수천에서 수만 권의 책을 읽는다. 이렇게 어릴때부터 수만원의 책을 읽은 아이들은 과연 독서능력이 우수할까? 7세에 독서를 시작한 아이들이 5세에 시작한 아이들보다 대체로 독서능력이 더 출중했다. 그 이유는 독서를 하기 위한 뇌 부위들은 7세가 지나야 활성화되며, 어릴때부터 강제로 독서를 당한 아이들은 실패를 거듭하면서 독서에 좋지 않은 감정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

 아이를 좋게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건 바로 부모가 좋게 행동하면 된다. 아이들은 부모의 행동을 따라하는 경향이 있다. 보통 부모가 TV를 좋아하면 아이들도 TV를 좋아하고, 부모가 폭력적이면 아이들도 폭력적이고, 부모가 아이와 감정에 대해 대화를 많이 하면 아이의 감성 지능이 올라가는 경향이 보인다. 아이는 부모의 모습을 모방한다. 심지어 결혼하기 전 배우자의 집에 찾아가 부모님을 보면, 배우자가 집에서 어떤 습관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는 말도 있다.

 

 위에서 독서를 계속 실패한 아이들이 독서에 좋지 않은 감정을 갖게 된다 했는데, 이는 5살 이전의 아이들에게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강압적인 책읽기가 결국 아이들을 독서에 좋지 못한 감정을 갖게 만들고 책에서 멀어지게 만들고 있다. 실제 대한민국 국민의 고등학교까지의 독서량은 세계 최고수준이지만, 성인의 독서량은 대한민국 최하위 수준이다. OECD의 성인 문해력 평가 결과 우리나라 성인 문해력 평균은 겨우 2등급이다. 문해력 2등급이란 "논리적인 토론이 불가능한 수준"을 말한다. 문해력이 부족한 부모가 아이에게 강제로 독서를 시키며 헬조선의 악순환이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에게 어떻게 독서 교육을 할 것인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부모가 책을 즐겨 읽으면 된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다.

 

 EBS 다큐멘터리 '마더쇼크'에 의하면 한국엄마들은 자녀를 자신과 동일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데 엄마가 아이를 동일시한다면, 엄마는 아이의 실패가 곧 자기의 실패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엄마가 '내가 너를 사랑하기 때문이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아이를 자신과 동일시하며, 아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헤아리기보다 자신의 기대와 욕심을 채우기 위해 삶을 통제한다면 아이가 과연 '심리적 자유'를 느낄 수 있을까? 아이가 성공하길 원한다고 하지만 그 성공이 '행복'의 대가로 얻은 것이라면, 과연 그것을 진정한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렇게 불행은 대물림되고있다.

 

 

양육은 아빠가 도와주는 것이 아니다

 글 전체적으로 '잘못된 엄마가 아이를 망친다'라는 내용으로 적혀있지만, 그 이유는 대부분 양육을 잘못하는 집에서 아빠는 양육에 신경을 안쓰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아빠가 집에서 주 수입원을 담당하고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아이들과 놀 시간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통계를 보면 아이와 놀 시간이 부족한걸 떠나서 아이와 놀아주려고 하지를 않는거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동실태조사에 따르면 아이와 매일 놀아주는 아빠는 13%, 1주일에 2번도 놀아주지 못하는 아빠는 60%가 넘었으며 심지어 1년에 2번도 놀아주지 못하는 아빠도 25%에 달한다. 아무리 바빠도 기러기아빠가 아닌 이상 1년에 3번도 놀아주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양육은, 집안일은 여자가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러한 일들을 도와주는 남자는 스스로 정말 멋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이건 정말 잘못된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양육을 아빠가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양육은 엄마와 아빠가 함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에 완벽한 엄마는 없다. 아빠와 엄마가 함께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해가며 아이와 행복한 삶을 건설해가야 한다.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의 90%가 산후우울을 느꼈다고 답했는데, 이 원인중 압도적 1위는 '아이 양육'이였다. 이렇게 수 많은 엄마들이 고통받고 있는데 양육은 엄마가 할 일이라며 떠넘기지 말고 최악의 조건에서조차 아이를 위해 조금 더 노력하는, 때로는 실수하더라도 서로 위로하고 격려해주어야지 양육이 주는 의미와 즐거움을 제대로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이 서평에는 내 개인적인 생각이 많이 담겼지만, 부모공부 책에는 발달심리각, 교육학, 뇌과학, 생물학, 행동경제학을 기초로 많은 연구자료를 종합하고 분석하여 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과학적 사실들이 담겨있다. 나는 적어도 10년간은 아이를 가질 일이 없을거 같은 상황이지만 정말 부드럽고 재밌게 읽었던 책이다. 특히 독재적/권위적/허용적/방임적 양육 방식에 대한 부분에서는 정말 큰 충격을 받았다. 꼭 당장 양육에 관심이 없더라도 교양을 쌓고 나의 무지함을 알기에 정말 좋은 책이였고, 양육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무조건 추천을 해주고 싶은 책이다.

 

 

 

책 : 부모공부 - 고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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