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늘 더 좋은 모습으로 변화하고자 한다.
우리의 행동만 본다면 과연 좋은 모습으로 변화하고자 생각하는지 의심이 들기도 하지만, 매년 사람들이 새해 계획을 세우고 헬스장에 가입을 하고 책을 구매하는 것을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더 좋은 모습으로 변화하고자 생각하는것 같다. 문제는 몇달만 지나도 새해 계획을 잊어버리고 헬스장은 3주를 못넘기고 1년 전에 산 책이 새책에 가까운 상황이 자주 연출된다는 것이다.(내 블로그만 잘봐도 이러한 이야기는 많이 적혀있다..)
그리고 그 변화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특별한 날을 전환점으로 삼기도 한다.
사람들에게 가장 익숙한 전환점을 뽑자면 '새해'가 있다. 와튼 경영대학원 교수인 캐서린 밀크먼은 "새해가 시작되면 우리는 과거를 지우고 완전히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것을 '새출발 효과'라고 하죠." 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러한 목표를 1달도 지키기 힘들고 4월이 지나면 세웠던 목표마저 기억속에서 사라지는 것에 있다. 어떻게 목표를 세워야 알찬 한 해를 보낼 수 있을까?
이 글에서 구체적인 목표(예: 독서, 운동, 영어공부 등)은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 글과 함께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떤 계획을 세워야 하는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이 글은 조직심리학과 행동경제학의 연구와 수많은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행동설계를 제안하는 책 '스위치'를 바탕으로 작성하였다.
글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가장 중요한 말을 하자면 큰 변화를 위해 언제나 큰 노력이 필요하지는 않다. 매우 작은 노력으로 매우 극적인 결과의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인간이 계산하기 힘든 사소한 복리가 쌓여 거대한 스노우볼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책에서는 이러한 행동설계의 핵심을 '기수, 코끼리, 지도' 3가지로 표현한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기수는 계획을 내리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영어가 부족하니까 공부를 해야해!'같은 계획 및 계산할때 움직이는것이 기수이다. 코끼리는 나의 감정을 이야기한다. '이불밖에서 나가기 싫어'같은 감정, 나 자신을 움직이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을 이야기한다. 지도는 자신의 환경을 이야기한다. 나의 방, 주변 사람들과 같은 나 자신과 연관있는 모든 것을 생각하면 된다.
이 책에서 말하는 행동설계의 핵심은 '기수에게 방향을 제시하라', '코끼리에게 동기를 부여하라', '지도를 구체화하라'이다. 이제 이 조언들을 중심으로 나의 새해계획을 짜면서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도움될 내용을 적어보겠다! 그리고 이 글의 모든 내용은 굳이 새해목표가 아니더라도 어떤 계획에도 사용될 수 있다.
1.기수에게 방향을 제시하라
여기서의 방향은 '명확한 방향'을 이야기 한다. 사람은 애매한 계획에 저항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우리의 새해목표는 여기서부터 큰 문제가 발생한다. '영어공부하기, 운동하기 ,책읽기'와 같은 애매한 목표들을 세우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매년 책읽기가 새해 목표였지만 드디어 올해 수십권의 책을 읽기 시작했다. (올해 작성한 서평만 30권이 넘는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나는 두가지 방법을 사용했다. 첫번째는 독서모임으로 인한 환경설정이고 두번째가 바로 하루에 책 50p읽기 이다.
그저 책읽기가 아닌 하루에 책을 50p읽겠다는 더 명확한 목표로 나는 올해 수십권의 책과 서평을 작성하게 되었다. 여기서 목표를 더 명확히 하자면 '언제, 어디서, 얼마 만큼(페이지 혹은 시간 등) 책을 읽겠다' 라는 식으로 더 구체화시킬수도 있다. 그리고 목표를 이룬 나의 모습과 그 상황을 상상하는 것도 좋지만, 이 목표를 이루지 못했을때 나의 모습을 생각하면 더 큰 동기를 얻을 수 있다. 나쁜 것은 좋은 것보다 더 강력하다.
또한 목표를 세울때에는 최대한 현실적인게 중요하다. 목표가 어차피 '이루기 힘든 일'이라고 생각을 하는 순간 나는 무의식적으로 그 목표를 이루는 일을 피하게 될 것이다. 이때 사용하는 방법중 하나는 밝은점 찾기이다. 이는 과거, 혹은 주변에서의 성공사례를 공부해 내가 원하는 목표가 실제로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이는 나의 과거이거나 나와 최대한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일수록 효과가 높다. 예를들어 2년전 '하루에 책을 100p 읽어본 경험'을 밝은점으로 삼아 '하루에 책 50p읽기'같은 목표를 현실적인 목표로 만드는 것이다.
2.코끼리에게 동기를 부여하라
새해 목표를 세울때 너무 거창한 목표를 세우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대부분 그들의 목표는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된다. 사람은 어려운 일을 싫어한다. 그리고 거창한 목표(그것도 매일 해야하는 목표)는 매우매우 어려운 일이다. 자연스럽게 피하게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의 코끼리(감정)를 달래기 위해서는 목표를 낮춰야 한다. 주위 사람들이 '기준을 높여라' 라고 말한다 하더라도 내 기준을 낮추고 작은 목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꾸준히 성장할 수 있다.
당신도 대부분의 사람들과 비슷하다면 깨끗한 집은 좋아하지만 집을 깨끗하게 치우는 일은 싫어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두려워 하는 것은 정확히 무엇일까? 옷을 걸어놓거나 빨래통에 넣는것은 생각보다 쉬운일일지 모른다. 우리가 두려워 하는것은 환기하고 방 쓸기, 닦기, 책상정리, 설거지, 청소 등 모든것을 종합한 청소이다. 이 모든것을 생각하기에 우리는 청소를 시작할 엄두를 못 내는 것이다.
말라 실리는 집 안 관리 전문가로, '5분으로 집 구조하기'라는 테크닉을 제안한다. 타이머를 5분에 맞춰놓고 5분만 청소하는것이다. 5분으로 청소하는 양 자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5분이라는 시간은 당신을 '움직이게'만든다. 그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우리의 코끼리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코끼리로 하여금 별로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느끼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청소라는 행위를 시작하면 5분만 하고 그만두지는 않을 확률이 높다. 나도 책 50p읽기 목표를 세우고 100p, 혹은 책 한권을 통째로 읽는 날도 있다. 우선 꾸준히 실천하는게 가장 중요하다.
3.지도를 구체화하라
우리의 생각보다 우리의 환경은 훨씬 중요하다. 우리는 우리가 있는 장소와 주변 사람들에게 어마어마하게 큰 영향을 받고 있다. 환경의 영향이 가장 큰 장소중 하나는 헬스장을 뽑을 수 있다. 집에서 아무리 운동하기 귀찮았어도 나가서 헬스장에 도착하면 자연스럽게 런닝머신 위에 올라가게 된다. 이는 우리가 '헬스장이라는 운동하는 환경'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아래 동영상을 보면 이 내용이 더욱 깊은 이해가 될것이다.
70세가 넘어서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세계적인 무용가 '트와일라 타프'의 사례를 보면 먼저 '몇시에 일어나 어떤 옷을 입고 나가는지' 구체적인 계획을 하였고, 이후 목표를 단순히 '택시타기'로 정해서 코끼리를 안정시켰다. 또한 '헬스장이라는 환경'에 들어감으로써 운동을 하지 않으면 이상한 상황에 되는 환경을 설정했다.
내가 원하는 환경을 설정하는 방법에는 헬스장같은 곳을 찾아가는 것 이외에도 행동계기와 체크리스트가 있다. 행동계기는 내가 원하는 행위와 다른 행위를 엮는것이다. 예를 들면 '학교에 갔다오면 손이랑 발을 닦아야지'같은 것이다. 체크리스트는 많은 사람들이 무시하지만 엄청난 효과가 검증된 행동설계 기법이다. 내가 언제 뭘 할것인지 기입하고 실제로 그 행동을 했으면 했다고 체크하는것을 이야기한다. 나도 매일 체크리스트를 사용하고있다. 체크리스트를 작성하면 이를 다 채우고싶어서 내가 하고자한 행동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나의 체크리스트
우리는 환경의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기에 '기본적 귀인 오류'에 빠지게 된다. 이는 어떤 사람이 특정 상황에서 취하는 행동을 그 사람의 본성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기본적 귀인 오류가 자신에게 적용될 수 있다. 맨날 어수선한 상황에 있어서 집중을 못한 사람이 '난 원래 집중력이 낮은 사람이니까' 라고 착각할 수도 있다.
4.마무리
올해 목표를 세울때 위 3가지 사항(기수에게 방향 제시, 코끼리에게 동기 부여, 지도 구체화)을 동시에 따져보며 계획을 세워보도록 하자. 트와일라 타프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성공적인 행동설계에는 보통 이 3가지를 동시에 고려해서 이루어진다. 다양한 사례들과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한 분은 책 '스위치'를 구매해서 읽어보는 것을 추천하고, 일단 이정도로 충분하다 생각하시는 분은 이 글을 토대로 새해 계획을 작성하면 좋을것이다.
한번에 큰 목표를 이룰 생각은 하지 말자. 긴 여행도 한 걸음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조금씩이라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꾸준히 걸어가는 것이다. 스위치를 킨듯이 앞으로 걸어나가는 상태를 유지하자. 그 걸음이 쌓이다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먼 거리를 와 있을수도, 혹은 익숙해져서 앞으로 뛰어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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