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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비문학

인류 역사의 동반자, 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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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기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름철에 다가와 우리의 잠을 방해하는 귀찮은 존재, 귀찮긴 하지만 절대 위협적이지 않은 존재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인간보다 인간을 더 많이 죽인 생명체가 모기라는 것은 이미 식상할 정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우리는 모기를 두려워하고 있지 않다. 모기가 사람을 죽이는건 보건이 심각하게 안좋은 곳에서만 일어날 일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귀찮고 짜증나는 사소한 존재, 그것이 바로 모기이다. 하지만 책 '모기'를 읽고나면 우리가 바라보는 모기에 대한 생각이 달라질것이다.

 

 


이 책을 읽고 있는 여러분 중 대부분은 아마 현재 모기 매개 질병 청정지역에 살고 있겠지만, 이 책을 다 읽었다면 모기들이 여전히 수억 명의 사람들의 삶을 좌지우지한다는 사실에 더는 놀라지 않을 것이다.

...

이제 나는 모기를 진정으로 혐오하고 끔찍하게 여겨야 할지, 아니면 진심으로 존경하고 우러러보아야 할지 판단할 수 없다. 어쩌면 둘 다 하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책 - 모기, 티모시 C. 와인가드


 

모기가 도대체 어떻게 인류 역사를 흔들어 놨길래 작가는 이런 말을 한 것일까? 모기는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원인이다. 통계적 외삽법에 따르면 모기로 인한 사망자 수가 오늘날까지 살았던 모든 인류의 절반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된다. 비교적 최근인 우리 인류의 출현 이래 20만 년 동안 존재했던 1,080억 명의 인류 중 약 520억 명의 목숨을 모기가 앗아간 것으로 추정된다. 정확히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건 모기가 아니라 그 모기가 옮기는 유해하고 고도로 진화된 질병들이다. 그러나 모기가 없다면 이 사악한 병원체들은 전염될 수도 없을 것이다.

도시의 청결과 의료지식이 지금처럼 발달하기 전, 모기와 전염병은 말 그대로 재앙과 같은 존재였다. 고대시절에는 이러한 역병을 '신이 내리는 천벌'로 생각했으며, 19세기 말까지도 말라리아는 그저 나쁜 공기를 마시면 생기는 질병으로 생각했다. 말라리아의 어원 자체가 이탈리아어로 나쁜의 뜻을 가진 'Mal'과 공기를 뜻하는 'aria'가 결합된 용어이다.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라리아를 두려워 하지 않지만, 지금처럼 말라리아의 힘이 약해진지 50년도 지나지 않은 것이다.

세계 2차대전 시기인 1942년에 모기를 정복하기 위한 '말라리아 프로젝트'는 맨해튼 프로젝트와 같은 수준의 기밀과 보안, 범위를 가지고 추진되었으며, 중국에서는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에 항말라리아제를 찾기 위한 프로젝트523을 진행함으로써 국내의 말라리아 감염률을 거의 97%가까이 줄일 수 있었다. 그리고 1979년 프로젝트523의 내용이 세상에 공개되고, 2015년에 프로젝트523의 선구자 투유유는 노벨상을 받게 된다. 이 외에도, 제 2차세계대전의 추축국은 폰티노 습지를 이용한 말라리아 확산 작전을 실행했고, 독일 연구원들과 일본의 731부대는 생체실혐 결과를 공유하며 연합국에 황열병을 운반하는 수단에 관해서도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세계2차대전이 더 길어졌다면 연합국에는 엄청난 재앙이 닥쳤을지도 모른다.

즉, 비교적 최근인 1900년대 후반까지도 전세계는 말라리아와 황열병과 같은 모기 매개 질병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중국 등 많은 국가의 젊은이들이 말라리아에 대한 두려움을 망각하고 있는 것과는 다르게 말이다. 그러면 우리는 영원히 말라리아와 황열병 같은 모기 매개 질병에서 영원히 자유로운 축복을 받은 사람들일까? 이 책을 읽으면 꼭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동영상은 올해 4월 국내에 말라리아 유충이 출현한 내용을 다룬 뉴스이다. 물론 이 사건으로 대한민국에 말라리아로 인한 재앙이 일어나진 않았지만, 우리에게도 언제 전염병이 퍼질지 모른다는 것을 알려주는 사례라 생각한다. 2018년에도 모기매개질병인 '웨스트나일 바이러스'가 미국(알래스카와 하와이 제외)에서 9,862건의 감염이 보고되었다.

그리고 말라리아와 모기는 적응력이 놀라울정도로 뛰어나기 때문에, 언제 기존 말라리아 약에 내성을 가진 모기가 나타잘지 모른다. 모기와 말라리아는 인류 역사와 함께 퀴닌, DDT등 여러 가지 인간의 저항과 싸우고, 진화하고, 이겨내왔다. 모기와 말라리아는 언제 어디서 인간의 과학을 이겨내고 진화하여 다시 인류를 위협할지 모른다. 지구의 과학력은 이제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서 모기와 말라리아를 말 그대로 '멸절' 시킬 기술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 과정중 티끌만큼의 예상하지 못한 포인트로 인해 오히려 인류가 멸절당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구에서 인간보다 아득히 많은 시간을 살아온 모기는 언제나 인간의 예상을 뛰어넘어 왔다.

책 모기와 함께 모기가 지배해온 인류 역사를 살펴보면 모기의 대한 인식은 서서히 달라질 것이다. 때로는 압도적인 적으로, 때로는 변덕적인 아군으로 인류사의 거대한 전쟁과 이동에 함께한 모기, 만약 모기가 없었다면 세상은 어떻게 변했을까 상상도 해보며 읽다보면 약 700페이지의 두꺼운 책장을 순식간에 넘긴 자신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랑 크게 다르지 않은 모기, 세계사에서 소외된 그들의 이야기를 함께 읽어보자.

 

 

 

모기 - 교보문고

2000년 설립 이래 빌 게이츠 부부가 세운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은 한 해 동안 인간의 생명을 가장 많이 앗아간 생물을 밝히는 연례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가장 많은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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