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를 드러내라
상대방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해주기 위해 무리하게 이야기 하지 말고, 솔직하게 모르는건 모른다고 이야기해라. 그것이 장기적으로 서로 윈윈하는 방법이다. 지금의 탁월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기 보다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줘라. 이 때, 내가 모르는 것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성장할 수 있는 태도를 보여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질문을 잘 하는 것이다. 장인에게 가장 중요한 특성 중 하나는 학습하는 능력, 즉 무지의 영역을 파악해서 이 영역을 줄이려 애쓰는 것이다. 일부로 흰 띠를 매고 내가 무지를 드러낼 수 있는 영역에 의식적으로 발을 들이는 것이 소프트웨어 장인이 되기 위한 매우 중요한 습관이다.
개발을 진행하며 나는 내 머리를 쥐어짜며 고민하는 것 보다는 적당히 고민한 후 사람들에게 질문하는 것이 굉장히 효율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까지 거의 모든 걸 혼자 감당하려는 잘못잡힌 습관 때문에 오히려 지금 회사에서 일을 잘 하기 위해 좋지 못한 습관들이 잡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여기서 당연히 질문도 잘 해야한다. 조금의 고민도 없이 머리속을 거쳐 나온 질문들은 오히려 서로를 혼란에 빠트릴 수 있다. 그래서 '적당히' 고민한 후 사람들에게 질문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도 굉장히 중요하다. 내가 뭘 모르는지 빠르게 파악할 수 있어야 프로답게 질문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적당히 무지에 맞서는 능력도 필요하다. 업무에 관해서 정말로 이해되지 않는 것들을 적어 사람들과 내가 볼 수 있는 장소에 표시하고, 그 내용들을 스스로 학습하며 지워가고, 갱신시켜나가는 행위를 반복해보자.
깊은 쪽
판에 박힌 듯한 상황에서는 무난한 수준의 능력일지라도 결국은 평범함으로 퇴보하게 된다. 장인이 되기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더 깊은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눈 앞에 어려운 문제가 주어지면 두렵더라도 도전할 줄 알아야 한다. 흔히 말하는 '물경력'이 되는 것도 깊은 쪽으로 가는 도전을 하지 못해서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쉽게 취업할 수 있는 곳들은 적당히 공부하고 그 기술로 오랜 시간 근무하려는 사람들이 많고, 취업하기 어려운 곳들은 자기를 꾸준히 단련시키고 의식적으로 깊은 쪽으로 도전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은 환경에 큰 영향을 받기 쉬운 사람이므로, 첫 회사가 중요하다, 처음부터 될 수 있으면 좋은 회사로 가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듯 하다.
특히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더 크게 보이는 듯 하다. 아무래도 개인의 실력차가 확실하게 드러나고, 그 실력차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주는 몇 안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 따른 빈익빈 부익부가 크게 드러나는 것 같다. 자신이 평소에 열심히 노력한다면 그만큼 자기 주위에 노력하는 사람들이 모여 더 깊은쪽으로 갈 동료들이 많아질 것이고, 자기가 현실에 안주하면 그런 사람들이 모이기 힘들어질 수 있다. 두렵더라도 한번 깊은 쪽으로 뛰어들어 보자. 막상 뛰어들고 보면 생각보다 쉬울 수도 있고, 아직 벅차면은 한발 물러서면 된다. 소프트웨어 분야는 실패에 관대한 분야니까.
한발 물러서라
그래도 사람은 사람이다. 언제나 깊은 쪽으로 몸을 던질 수는 없다. 너무 힘들고, 이대론 미쳐버릴거 같은 상황에서도 자신의 몸을 깊은 쪽으로 던져버리려는 것은 자기파괴적인 행위가 될 수 있다. 가끔은 한 발 물러서자.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자. 그러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게 될 수도 있다. 원래 무언가에 집중해서 깊은 곳으로 들어갈 때에는 그 목표 지점만 생각하기에 거기에 몰입하여 큰 성과를 이뤄낼 수는 있지만 시야는 좁아지는 법이고, 한발 물러서면 당장에 큰 성과를 이루진 못하겠지만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된다. 내가 힘들게 깊은 쪽으로 들어간 만큼, 한 발 물러섰을 때 보이는 시야가 달라질 것이다. 가끔은 한발 물러서서 내가 노력한 것들을 돌아보고, 앞으로 갈 방향을 다시 살펴보자.
무지를 드러내라, 무지에 맞서라, 깊은 쪽, 한발 물러서라는 모두 서로 반대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패턴이다. 소프트 웨어 장인이 되기 위해 이 패턴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생각해보고, 상황에 맞게 중용을 지키며 패턴을 사용해나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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