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많다고 행복한건 아니지만, 현대 사회에서 돈이 없으면 대부분 불행한 삶을 살아간다. 돈과 행복에 대한 연구결과는 다양한 의견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연봉 7만5천달러(8500만원)까지는 소득이 올라갈수록 행복도가 높아진다는 것은 대부분 인정하는 분위기다.(204p)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행복과 크게 연관되어있는 돈. 우리가 21세기에 태어난 이상,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충분한 돈이 필요하다는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행복하기 위한 충분한 돈을 벌지 못하는 것 같다. 통장에는 잔고가 남아있지 않아 통장이 텅텅 비어버렸다는 표현인 '텅장'이라는 표현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거기에 치솟는 물가, 등록금, 취업난, 집 값 등 경제적 압박으로 인해 '연애, 결혼, 출산, 집, 경력, 희망, 취미'를 포기한 7포세대(N포세대)라는 말까지 등장하였다. 이런 단어들이 익숙한 이유는 경제적 이유로 행복을 박탈당해 한탄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많이 존재한다는 뜻이라 생각된다.(혼자 살거나 자식이 없다고 불행한 것은 아니지만, 돈때문에 그러지 못한 사람들의 만족도는 낮아보인다)
그럼 우리의 행복을 좌지우지하는 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나에게 운이 좋게도 최고의 제테크 책이 찾아왔다. 15년 연속 아마존 제테크 1위를 차지하고 50만명의 인생을 바꾼 책이 2020년대를 위해 새롭게 개정되어 출판되었다. 그 책은 바로 라밋 세티의 '부자 되는 법을 가르쳐 드립니다' 이다. 책의 저자는 개정판을 내면서 첫 페이지에 다음과 같은 글을 썻다. "10년 전에 내가 이 책에서 제시한 조언들을 잘 살핀 후 깨달은 게 있다. 내가 옳았다는 것이다."(9p)
이 책을 추천하는 수많은 독자들
나는 많은 돈을 원했지만 제테크는 시작하지 못하고 있었다.
첫번째 이유는 인터넷에 너무 많은 정보가 있었다. 제테크는 점심메뉴를 고르는것보다 어려웠다. 점심엔 배고파서라도 아무거나 메뉴를 고르게 되지만, 제테크는 배고픔이 느껴지지 않기에 머리가 복잡해지면 늘 미루곤 했다.
두번째 이유는 제테크에는 늘 최고의 타이밍이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늘 미래는 예측할수 없는 것이라 말하면서도 최고의 투자 타이밍이 존재할것으로 생각했다. 그렇다, 나는 멍청했던 것이다. 사실 제테크를 위한 최고의 타이밍은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10년 전이며 두 번째로 좋은 타이밍은 바로 오늘이다.
세번째 이유는 제테크는 돈이 정말 많은 사람이나 하는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나는 내가 갖고 있는 돈이 적더라도 제테크 습관이라도 길러야지 생각하면서도 막상 이 세가지 이유를 섞어가며 늘 제테크를 미뤄왔던 것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이런 머니 스크립트를 뜯어고치고, 이 책에서 소개하는 6주 실천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다. 부자가 되기 위한 첫 걸음을 시작한 것이다. 사실 이 책을 모든 사람에게 추천하지는 않는다. 워렌 버핏와 같은 사람은 이 책을 읽더라도 제테크에 도움을 받지 못할 것이다. 만약 당신이 시장수익률을 뛰어 넘는 수익을 내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그냥 스킵해도 좋다. 하지만 시장수익률을 뛰어넘지 못할 대부분의 사람들과 제테크에 최소한의 시간을 쓰면서 최대의 효율을 내고싶은 사람들에게는 이 책을 무조건 읽으라고 권하고싶다.
1.섹시해질 것인가, 부자가 될 것인가?
앞에서 시장수익률을 무조건 뛰어 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스킵해도 좋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이책에서 85%의 사람들에게 자동으로 투자하고 수익을 얻는 TDF(타깃데이트펀드)을 추천하기 때문이다.(그리고 100%의 사람들에게 절세 퇴직연금을 추천한다) 이 책에서 추천해주는 내용은 주식그래프를 보며 엄청난 고민을 하고 짧은 시간에 엄청난 투자수익을 올렸다는 섹시한 투자자들하고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그렇다. 이 책은 섹시한 투자자가 되는 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실제 제테크에 아무 쓸모도 없는 회사이름들을 나열하고 바이오주가 오를것이라 말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똑똑해 보이는 법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이 책은 조용히, 확실한 방법으로 꾸준하게 복리로 수익률을 누적시키는 방법을 알려준다. 전혀 섹시하지 않다. 하지만 이 책에서 소개하는 내용을 따라할 수 있다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
2.행복해질 것인가, 부자가 될 것인가?
서평 초반부에서 돈과 행복에는 큰연관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돈이 많다고 무조건 행복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돈을 위해 행복을 포기하게 된 사람들도 있다. 미국에서는 30~40대에 조기 은퇴를 하는 이른바 'FIRE족'들이 늘어나고 있다. FIRE는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의 앞글자를 딴 신조어로, 어린 나이 최대한 돈을 모아 최대한 젊은 나이에 투자 수익으로만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뜻한다.
직장에 구속되지 않고 하고싶은 일을 하며 살아간다는 FIRE족들, 과연 이들은 행복할까? 일단 그들은 FIRE족이 되기 위해 돈을 모으는 모습부터 불행해보인다. 그리고 그들은 재정적독립에 달성하면 스트레스, 불안, 우울증과 같은 증상들을 사라지고 행복해 질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재정적 독립 게시판에 가보면 꼭 그런것은 아니라고 한다.(책 303p)
어쩌면 자신은 행복하다고 미디어 여기저기에 떠벌리고 다니는 FIRE족들중 일부는 직업을 버리고 자유를 얻은 것이 아닌 '행복해보이는 FIRE족을 연기하는 연기자'라는 새로운 직업으로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여기서 책 초반부에 나온 두가지 질문을 소개하겠다.(10p)
1. 무엇 때문에 돈을 관리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가?
2. 당신이 생각하는 '부유한 삶'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나는 행복해지기 위해 돈을 많이 모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정확히는 돈때문에 불행해지는 일이 없을 정도로 돈을 갖고싶다. 나는 돈을 벌기 위해 지금 나의 행복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행복이 첫번째고 돈이 두번째이기 때문이다. 만화나 영화에서도 돈을 벌기 위해 행복을 포기한 캐릭터들이 자주 등장한다. 그들은 대부분 돈으로 과거의 행복을 살 수 없음에 고통스러워 한다. 오늘은 딱 한번뿐이고 그 하루는 언젠가 어제가 된다. 그렇게 과거가 되어버린 오늘은 결코 되돌릴 수 없다. 우리는 도표속에 사는 존재가 아니라 현실에서 살고있는 인간이다.
또한 무조건 아끼는 지출방식은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인간의 인내심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모든 일에 쓰는 돈을 줄이는 방식은 이틀을 넘기지 못한다고 말한다.(199p) 저자는 독자들에게 의식적 지출을 추천한다. 정말 여행을 가고싶다면 가라! 정말 명품구두가 사고싶다면 사라! 그저 빚을 지는 것은 피하고, 내가 원하지 않는 쓸모없는 지출도 피하고, 최소한의 저축(퇴직연금같은)은 하고, 실력상승과 부업, 협상 등을 통해 더 많은 돈을 모으며 내가 돈을 어떻게 쓰는지 파악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실천사항이 많아보이지만 대부분 조금만 신경쓰면 자동화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이렇게 의식적으로 하고 싶은 일에 돈을 쓰는 것, 그것이 의식적지출이다.
3.전문가를 믿지 말고 직접해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에 부자를 만들어주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우리의 돈을 맡기면 정말 부자로 만들어줄까? 내가 첫 취업한 회사에 찾아온 양복입은 아저씨가 최고의 저축상품이 있다고 소개해줘서 그 상품에 가입하게 되었다. 나중에 알게된 그 상품은 '유니버셜종신보험'이였다. 그리고 2년 후, 나에게 연락해 더 좋은 상품이 나왔다며 전에 가입한 상품을 해지하고 새로 가입하라는 말에 나는 그를 믿고 그렇게 하였다. 그렇다. 나는 전문가처럼 보이는 장사꾼에게 호구잡힌 것 같다. 전문가를 믿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번째로 그때 가입한 상품은 복리 2%대로, 장기적으로 은행적금이자보다는 훨씬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이를 인덱스펀드나 TDF에 투자했다면 (미국기준)복리 8%의 수익을 얻었을 것이다. 이를 그저 %로 본다면 큰 감흥이 안올수도 있는데, 1%의 수수료가 장기적으로는 수익을 약 30%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284p) 보험상품중에서도 '유니버셜종신보험'은 수수료가 높기로 악명이 높다. 100달러씩 25년동안 투자한다면 인덱스 펀드(보수 0.14%)와 뮤추얼 펀드(보수 1%)의 수수료 차이는 무려 1만 1959.89달러이다.(연 수익 8%기준, 289p) 단 0.86%의 수수료 차이가 천만원 이상의 격차를 만든 것이다.
두번째로 전문가가 언제나 우리를 위해 노력할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그들은 당신을 통해 돈을 얻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진심으로 고객들이 잘되기를 원하고 최적의 상품들을 소개할 수도 있으나, 그저 자신의 성과를 위해 비전문가인 고객들을 속일 수도 있다. 나와 상담한 사람의 속마음은 알 수 없으나, 복리상품은 장기유지가 생명인데, 이전에 가입한 상품을 해지하고 새로운 상품을 가입하라고 한 일은, 자신의 성과를 위해 나를 이용한 것이라는 생각이 지워지지가 않는다.
세번째로 전문가들이 생각보다 똑똑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만 믿으면 시장수익률을 뛰어넘는 엄청난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처럼 말하지만, 실제로 시장수익률을 뛰어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269p) 과거 운이 좋아서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하더라도, 그 수익을 내년에도 유지하는 펀드 매니저는 거의 없다. 심지어 자산관리에 대해 공부하지 않으면서 재산을 지켜준다고 떠벌리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책에서 그런 자산관리사들을 저자가 놀리는 내용이 나오며, 한국에서도 자신이 파는 상품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거기에다가 수수료까지 추가로 요구하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산관리사를 통해 자산을 관리할 이유가 없다.
위 세가지가 전부 합쳐진 혼종으로 '변액유니버셜종신보험'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이는 상품관리자의 투자와 높은 수수료가 2중으로 합쳐진 상품으로, 원금보존은 커녕 엄청난 피해를 입은 사람들도 존재한다. 이렇게 손해를 본 사람들은 크게 분노하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설계사가 투자를 성공한 케이스만 이야기해 어떤 상품보다 높은 이득을 얻을 수 있을것처럼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피터 린치나 워렌 버핏과 처럼 시장수익률 이상의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으면 TDF말고 알아서 투자하는게 이득이고, 자산이 백만 달러 단위에 이른다면 '정말로' 실력있는 재무상담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런 삶을 살고있지 않다. 거의 모든 사람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을 위한 최고의 제테크 책, '부자 되는 법을 가르쳐 드립니다'를 필요로 한다.
섹시하지 못하다고 부자가 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근래에 유에스 트러스트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부자의 83%는 큰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조금씩 이익을 보면서 최대의 투자 수익을 쌓았다."(151p) 섹시한 방법이 아니더라도, 제테크에 평생 시간을 쏟지 않더라도 우리는 부자가 될 수 있다. 정말로 돈을 모으고 싶다면 핑계를 대지 말고 일단 이 책을 읽어보자. 부자가 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더 똑똑해지는 것이 아니라 일단 시작하는 것이다.
부자 되는 법을 가르쳐 드립니다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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